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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캔 스피크 줄거리, 인물 분석과 해외 반응까지 정리

by 플비이난 2025. 10. 6.

1. 줄거리 – 웃음 속의 울림, 그리고 진실

2017년에 개봉한 영화 ‘아이 캔 스피크(I Can Speak)’는 단순한 코미디 영화인 줄 알았던 관객들에게 묵직한 메시지를 남긴 작품입니다. 처음에는 서울의 한 구청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잔잔하고 유쾌한 이야기로 시작됩니다.

민원왕으로 유명한 ‘옥분 할머니’는 동네를 돌아다니며 눈에 거슬리는 것들을 끊임없이 신고합니다. 건물 균열, 불법 주차, 음식점 위생 등 작은 문제도 절대 그냥 넘어가지 않죠. 공무원들 사이에선 ‘옥분이 또 왔냐’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지만, 그 민원 하나하나에는 그녀만의 소신과 철학이 담겨 있습니다.

그런 그녀가 어느 날 구청에 새로 부임한 9급 공무원 ‘박민재’를 만납니다. 젊고 냉철하며 원칙주의자인 민재는 처음에는 옥분의 끝없는 민원에 피곤함을 느끼지만, 점점 그녀의 진심을 알아가기 시작합니다. 그러던 중 옥분은 민재에게 영어를 가르쳐달라는 의외의 부탁을 합니다. 이유는 말하지 않고, 그저 "영어를 잘하고 싶다"고 말할 뿐입니다.

영어 수업은 투닥투닥하면서도 따뜻한 두 사람의 관계를 그려내는 중심축이 됩니다. 그리고 영화가 중반을 넘어서면서, 옥분이 왜 영어를 배우려 했는지 그 이유가 드러납니다.

옥분은 일제 강점기 시절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였습니다. 그녀는 미국 의회에서 열리는 국제 청문회에서 직접 증언하고자 영어를 배우고 있었던 것입니다. 더 이상 숨지 않고, 자신이 겪었던 고통과 아픔을 세상에 알리기 위한 준비였죠. 이 사실을 알게 된 민재는 처음과 달리 그녀의 편에 서서 함께 준비하며, 영화는 웃음과 감동, 그리고 분노와 눈물을 함께 담아냅니다.

‘아이 캔 스피크’는 단순한 코미디도, 무거운 역사 영화도 아닙니다. 일상의 소소한 에피소드 속에 숨어 있던 큰 진실을 꺼내는 과정, 그리고 그 진실 앞에서 모두가 어떻게 변해가는지를 보여주는 감동적인 영화입니다.

2. 주요 등장인물 – 현실감 넘치는 캐릭터들

● 나옥분 (나문희 분)

영화의 중심 인물. 수십 년 동안 민원으로 구청을 들락날락한 ‘꼰대 할머니’로 보이지만, 알고 보면 누구보다 정의롭고 용기 있는 인물입니다. 나문희 배우는 이 역할로 70대 중반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수많은 상을 휩쓸며 또 한 번 인생 연기를 보여주었습니다. 특히 감정이 폭발하는 청문회 장면은 관객들에게 진한 울림을 남겼습니다.

● 박민재 (이제훈 분)

서울 구청에 새로 발령받은 젊은 공무원. 업무에 있어 원칙주의자이며 타인에게 쉽게 마음을 열지 않는 성격입니다. 처음엔 옥분에게 피로감을 느끼지만, 점점 그녀의 사연을 알게 되며 내면의 따뜻함을 드러냅니다. 이 캐릭터를 통해 공공기관 속 변화 가능성과 인간적인 성장을 함께 담아냈습니다.

● 양 과장, 송 팀장 등

구청 직원들이 등장하며 현실감 있는 웃음을 더합니다. 각 캐릭터들은 직장 내 인간 군상을 보여주며 옥분과의 관계 속에서 성장하거나 갈등을 겪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3. 해외 반응 – 웃음 뒤의 묵직한 감동은 전 세계 공통어

‘아이 캔 스피크’는 국내에서 큰 사랑을 받았을 뿐 아니라, 해외 영화제에서도 잔잔한 반향을 일으켰습니다. 특히 이 영화는 위안부 문제를 유머와 따뜻함을 통해 조명했다는 점에서 기존의 다큐멘터리나 무거운 역사 영화들과 차별화된 평가를 받았습니다.

● 미국

영화 속 옥분이 미국 청문회에서 영어로 증언하는 장면은 현지 관객들에게도 큰 감동을 주었습니다. 2018년 워싱턴 한국영화제에서 상영된 당시, 현지 관람객들은 “단순히 한국의 역사 문제가 아닌, 여성 인권과 용기의 이야기로 느껴졌다”며 높은 평가를 했습니다. 특히 영어 대사와 자막의 완성도가 뛰어나, 언어 장벽 없이 감정이 전해졌다는 반응이 많았습니다.

● 일본

일본 내 상영은 제한적이었으나, 일부 평론가들은 “위안부 문제를 감정에만 호소하지 않고 인간적인 접근으로 풀어냈다”며 신선하다는 평을 남기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역사 인식에 대한 민감한 시선도 있어 상영 자체가 쉽지 않았던 현실도 함께 존재합니다.

● 유럽

프랑스, 독일, 영국 등 유럽 내 영화제에서도 호평을 받았습니다. 한 독일 평론가는 “정치적 메시지를 감동적인 드라마로 풀어낸 것이 탁월하다”고 평했으며, 특히 여성 주인공의 성장과 증언이라는 구조에 주목했습니다.

● 국내 반응과 평가

한국에서는 328만 명 이상의 관객을 동원하며 흥행에 성공했고, 나문희 배우는 제54회 대종상 영화제 여우주연상, 청룡영화상 여우주연상 등을 수상하며 전 세대의 감동을 이끌어냈습니다. “위안부 문제를 영화관에서 이렇게 울면서 보게 될 줄 몰랐다”, “할머니가 내 가족 같아 더 아팠다”는 리뷰가 이어졌습니다.

마무리

‘아이 캔 스피크’는 단순한 코미디 영화가 아닙니다. 웃음으로 시작해 감동으로 끝나는 이 작품은, 작은 사람의 큰 용기, 말하지 못했던 진실을 드러내는 용기, 그리고 진심이 전할 수 있는 울림이 무엇인지를 보여주는 영화입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침묵 속에 있는 누군가를 기억하게 만들고, 영화가 줄 수 있는 사회적 역할이 무엇인지 다시 한번 깨닫게 해주는 작품이죠. 명절, 가족, 또는 친구들과 함께 감상하며 진짜 대화를 시작해보기에 이보다 좋은 영화는 없을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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